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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적폐청산에 재뿌리나 -- 김자인의 롯데타워 벽타기

살며생각하며 2017. 5. 16. 12:31

2017년 5월 16일.


스포츠 클라이머 (벽타기 선수) 김자인이 123층 잠실 롯데월드타워 빌딩을 오르겠다고 한다.

빌더링이라고 부르는 이 건물 외벽 타기는 맨손으로 건물 자체의 구조물과 안전 장비만을 이용해 높은 건물 벽을 타고

르는 스포츠다.  김 선수는 힘든 시간을 보낸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염원하

는 의미에서 이번 벽타기를 기획했다고 그녀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가 발표했다. 


벽타는 선수가 높은 건물의 외벽을 기어 오르는 것이 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가 그렇게 주장하니 그런가보다 하겠다.

그렇지만, 정경유착의 산물로 지탄을 받고 있는 롯데 타워를 오르는 일이 국민에게 과연 이런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더구나 방금 출범한 새 정부가 이제 본격적으로 정경유착 비리등 그동안 쌓여온 각종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강

하게 내세우는 마당에 하필이면 그 중심 한 가운데 있는 롯데그룹의 건물에 오르겠다는 것이 과연 그 메시지의 취지에 

맞는 일일까. 





▲ 검찰의 압수 수색 -- 새 정부의 적폐청산 대상 제 1호가 돼야 할 롯데그룹.  





롯데는 작년 6월부터 대대적인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지금 구속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죄

재판에서 뇌물 공여자로 그룹 오너가 피고인으로 올라 재판 대기중이다. 작년에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롯데그룹의 의혹들은 너무도 많다.  롯데 계열사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이명

박정부로부터 제2롯데월드 인허가 관련 특혜 의혹 등 당장 거론되고 있는 의혹이 10여 가지에 이른다. 

롯데는 한 마디로 비리와 부정의 덩어리로 뭉쳐있는 시궁창 재벌이다.  

이런 시궁창 재벌이 지은 고층 빌딩을 김자인이 하필 이 시점에 오른다는 것은 혹시 정부의 적폐청산에 재

뿌리려는 어떤 자들의 음모에 말려드는 것이나 아닌지 의문이 간다. 







이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이 바로 이명박에게 로비를 해서 인허가를 받아낸 제2롯데월드 인허가비리

다.  지금 검찰은 롯데그룹의 거액 비자금(3천억원 이상)의 흐름을 추적중이라고 하는데, 조만간 이 돈이 흘러

들어간 도착점이 확인될 전망이다.




◆ 롯데와 이명박◆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된 제2롯데월드 사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군 당국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가 이명박(MB)

정부 들어 급물살을 탔다. 특히, 롯데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MB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여 2011년 성남 공군기지 항공기 활주로 각도를 3도 변경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사실 롯데는 MB 정부(2008~2012년) 시절 46개였던 계열사가 79개로, 자산 총액은 49조 2000억원에서 95조 8000억원

으로 각각 2배 가까이 증가했다. MB 정부 실세들과도 밀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롯데호텔 31층 로열스위트룸은 이명박

의 대통령 당선인 시절 인선작업을 벌인 곳으로, 당시 ‘작은 청와대’로 불리기도 했다. 제2롯데월드 인허가 당시 호텔롯데

사장으로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장경작(73) 전 사장을 앉히는 등 정권 ‘코드’에도 충실히 맞춰 왔다는 후문이다.





▲ 이명박을 감옥으로---




롯데의 면세점사업 특혜의혹도 문제다. 호텔롯데는 2010년 또 다른 면세사업자 AK글로벌의 지분 81%를 인수하면서 전체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는 독과점적 지위를 갖게 됐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승인해 줬고, 관세청은 면세사업권

승계를 허가했다. 공정위가 독과점으로 인한 경쟁 제한을 이유로 호텔신라의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던 것

과는 달랐다.


2009년 9월 맥주 등 주류 제조업 면허허가 시설기준이 대폭 완화됐는데, 당시 국내 맥주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던 롯

데그룹을 위한 특혜였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