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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영이 완투를 고집한 이유는 불펜의 임창룡때문이었을 듯.

살며생각하며 2017. 6. 10. 14:53

2017년 6월 10일.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임기영 투수는 올해 패넌트레이스에서 지금까지 7승 기록에다 유일하게 두 차례의 완투

완봉승을 기록한 대단히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다. 3일 전(6월 7일) 그가 두번째 완투승을 마치자 팀은 그를 보호하

기 위해서 잠시 1군에서 제외시키고 병원에서 건강을 관리하도록 배려했다. 유망 선수관리 차원에서 조치한 것이다.






▲ 임기영 투수 -- 완투의 이면에는 마무리투수에 대한 불신도 존재할 듯.    

 

 



임기영 투수가 두번째 완투승을 기록할 때 그의 투구 수는 116 개로 어린 선수에게는 매우 과중한 면이 없지 않았

다.  분명히 투수코치는 임 선수 본인에게 완투를 할 것인지 의사를 타진했을 것이다. 그리고 임 선수는 나름 고심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좀 무리하더라도 완투를 하기로 마음 먹었을 것이다.

임 선수에게 이런 결정을 하게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저 완투승을 욕심내서였을까. 아마도 그가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은 불펜에 임창룡 투수가 있었기 때문 아니었을가 생각된다. 임창룡 투수는 리그 1위 블론세이브 투수다.

그는 두 번 마운드에 오르면 한 번은 불론으로 팀을 패전시킨다. 이런 투수를 계속해서 마무리로 써먹는 김기태 감

독도 미스터리다. 임창룡은 직전에도 대 삼성전에서 불론세이브를 기록했다. 6월 3일 대구 경기에서 그는 9회에 마

무리로 등판해서 제 역할을 못하고 팀을 패하게 만들었다. 지난 달에는 두산과의 경기에서 마무리로 등판해 타자 한

명만 처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는데, 그 때 그는 무려 다섯 점을 두산에게 헌납했다.


그래서 임창룡은 기아 선발투수에겐 아마도 기피대상 1호 투수일 듯 싶다.  임기영 투수가 불한해 할 이유는 그래서

확실하다. 그런 임창룡이 불펜에 서있는 것을 본 순간 임기영은 아마 아차! 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마무리까지

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을 것이다. 그래서 등판 할 수 없었던 임창룡은 어제 밤에는 선발 양현종이 부진해서 완투를

할 수 없었기에 결국 9회초에 마무리로 등판을 하게됐는데, 기다렸다는 듯 전날에 할 수 없었던 블론세이브를 이날

후련(?)하게 해댔다. 넥센 타자 단 한 명을 아웃시키는 동안 실점을 3점 하고 팀을 패하게 만들었다.  


마무리 투수가 항상 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명색이 마무리 투수라면서 한 인닝을 책임지지 못하고 점수도

3점, 5점씩 내준다면 그게 어디 마무리인가.  더구나 임기영 같이 어린 투수가 8회까지 어깨가 빠지도록 있는 힘을

다해 리드를 지켰는데, 마지막 인닝에서 임창룡 같은 고참 투수가 나서서 자기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패전으로 몰

고 간다면 선발 자신 뿐만 아니라, 팀의 팬들, 그리고 선발 투수의 가족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 될 것인가.  

임기영 투수의 어머니는 아들이 기아같은 명문구단에서 선발투수를 하고 연승의 기록을 올리자 기대와 희망을 안고

연일 불전(佛殿) 에서 108배를 하며 특히 아들이 마운드에 서는 날에는 아침 점심 저녁 세 례에 걸쳐 108배를 하

며 정성을 쏟는다고 하는데,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마무리 투수는 아무나 시켜서는 안될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