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30일
혹한의 겨울이 어느새 북촌 너머로 사라지고 벌써 개나리가 노란 꽃봉오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봄의 전령사와 함께 스포츠 시즌도 활짝 열릴 것이다.
지난주말에는 프로야구가 개막돼 모처럼 주말 낮에 TV 앞에 앉았다.
(요즘 TV는 뉴스 빼고는 거의 볼 것이 없다.)
▲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됐다. 경기장마다 젊음의 열기로 가득찰 것이다.
한국의 프로야구에는 경기 외에 볼만한 게 두 가지가 있다.
1. 치어리더들.
2. 자기가 좋아는 선수를 향한 기상천외한 응원 문구.
현란한 율동에다 볼륨감 넘치는 치어리더들의 몸매를 보노라면 저절로 기운이 솟아나고 삶에 활력을
불러 세우게 된다.
현란한 치어리더들이 마음을 한 껏 달구어주는 한국 야구를 보고나면 칙칙하기만 한 일본 야구는 너
무 김이 새서 정이 저만치 사라지고, 여기에 더 조용한 미국 야구는 아예 볼 생각이 싹 사라진다.
▲ 경기장의 꽃 치어리더들--- 한국 프로야구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의 젊은 야구팬들은 재치가 넘쳐서 경기 중계 때마다 재치 넘치는 응원 문구를 보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린 여학생 팬들이 벌써부터 'XXX선수 홈런치고 나랑 결혼해!'라고 조숙한 응원
문구를 펴들고 있는 것을 볼때는 절로 웃음도 나오고, 저 애들의 부모가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쓸데(?)없는 의문도 가져보면서, 참 젊음이란 아름답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반드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야구 경기 중계에 빠지면 안되는 야구 해설에 관한 이야기인데, 해마다 야구 해설을 들으면서 느끼는
문제점이 하나 있다.
워낙 해설자들이 야구에 정통(?) 하다 보니, 그들은 가만히 앉아서 천리를 보는 재주도 가졌다.
"저 선수 발이 빨라서 가습 번트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 투수 이번 공은 몸쪽 빠른 직구를 던질 것 같군요."
저 선수 도루할 것 같고, 이번 공은 유인구로 올 것 같고, 저 수비수는….
너무 앞을 잘 내다보고 예측을 잘 하니 점쟁이도 저런 점쟁이가 없구나 싶다.
예측을 잘 하는 해설자는 그렇다치고, 왜 그리 모든 해설자들이 하나같이 훈수꾼들인지.
"아아! 저렇게 배트를 쎄게 휘두르면 안되지요."
"저 유격수, 공을 저렇게 노바운드로 던지면 안되지요."
"지금은 우익수가 좀더 라인 가까이 붙어야 합니다."
심지어, '투수 교체를 서두르라'고 감독을 향해 원거리 압박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상황까지 이르면 슬슬 중계 보기가 짜증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류현진때문에 미프로야구 중계를 보아야 할 때는 차라리 인터넷 방송을 보는게 낫다.
케이블TV 중계 해설자는 위에 적은 모든 문제점에다 하나가 더 추가가 돼 있기 때문이다. 야구
선수는 한참 던지고, 치고,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해설자는 캐스터와 어울려 저 선수 아버지가
어떻고, 고향이 어떻고, 학교가 어떻고… 딴 얘기만 늘어놓으니 어찌 그 방송을 볼 수가 있겠는가.
야구 해설은 현재 진행중인 경기 상황을 위주로 상황분석을 위주로 해야지 지금처럼 경기와 전혀
상관 없는 잡소리를 늘어놓거나 훈수쪼 새설을 하거나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자세히 들어보면 그다지 심오한 이론을 들려주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평범한 해설을 하면서 거창
하게 자신은 대단한 야구 전문가인양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면 코웃음만 나오다 만다.
심지어 작년에 어떤 무식한 해설자는 "인필드 플라이 규정은 수비팀을 위한 규정이다."고 소리를
높이는 바람에 시청자들이 기겁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이슈 &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좋은 기회를 차버리나 (0) | 2015.04.24 |
---|---|
「식사준표」-- 식사문제로 험로에 들다. (0) | 2015.03.31 |
물새고 갈라지고 천장판넬 떨어지고 출입문도 넘어지고…… (0) | 2015.02.16 |
'이명박은 구속시키고 , 박근혜는 내쫓고……' (0) | 2015.02.13 |
한국일보기자더러 "쓰레기"라고? (0) | 2015.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