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9일. 2002년 10월 14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 메인스 타디움에 환성이 터졌다. 여자 마라톤 주자들이 이미 모두 결숭선에 도착한지 한 시간이 지나서 한 어린 소 녀가 거의 실신 직전에 이른 모습으로 메인스타디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 선수의 이름은 마리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지 1년밖에 안된 동티모르 소속 열 여섯살 어린 선수였다. 그녀는 결승선에 도착하자마자 그 자리에 쓰러지면서 힘이 빠진 목소리로 취재 기자들에게 말했다. "구스마 오 할아버지를 도와주세요. 우리 나라를 도와주세요." 그리고 이어서 또 한 마디- "덩쯔위 언니를 찾아주세 요" 기자들이 고개를 갸우뚱 한다. "구스마오를 도와달라. 동티모르를 도와달라는건 이해가 가는데 덩쯔위를 찾 아달라는건 뭐야."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