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터>
세월호 사고 직후의 3층 로비의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사고 당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생존자께서 저희
에게 주셨습니다.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것인데, 어린 아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려고 자신은 조끼
를 들고만 있던 어머니의 안타까운 모습이 찍혔습니다. 선장과 선원들의 사고 대처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도 또다시 드러납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직후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 42분, 세월호 3층 중앙 로비의 모습입니다.
방송캡쳐
30명 정도의 승객 가운데 일부는 구명조끼도 입지 못한 채 기울어진 선체 바닥에 기대어 간신히 몸을
가누고 있습니다.
[세월호 선내 방송 : 현재 위치에서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승무원이 선내방송을 한 뒤, 마이크를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앉아 구조를 기다립니다.
식당칸 너머로는 세월호가 이미 바닷물 속으로 잠겨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세월호를 버리고 탈출한 시점입니다.
그런데 바닥에 앉아 있는 한 여성은 이 순간에도 구명조끼를 그저 가슴에 품고만 있습니다.
어린 아들을 찾으면 입혀 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한승석/생존자 (영상 촬영) : 어머니가 구명조끼를 계속 들고만 있다가 안 입고 있더라고요. 자기
아들 주려고 들고 있던 거 아닙니까. 남들은 다 입고 있는데…]
승무원은 선내 방송으로 아이의 생사를 확인했습니다.
[아들 이름 한 번만 (불러서) 살아 있는지만 (방송으로) 확인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살아 있어요!"
"살아있어요!"(라고) 전달되니까 그때야 울면서 (구명조끼를) 입더라고요.]
마침내 아들의 소식을 들은 엄마는 안도의 눈물을 흘리며 구명조끼를 입었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함께 여행길에 올랐던 아버지와 12살 형까지 숨지거나 실종되면서 7살 작은아들은 결국 홀로 남
겨졌습니다.
<2014. 5. 10. SBS 방송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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