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1일.
오래전 내가 기업체 간부로 근무하고 있을때 미국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현지 주재 사원
이 거래처 사람에게 나를 소개 하면서 'this guy'라는 표현을 썼다. 순간 나는 화가 치밀었다. '이
런 후레자식이 있나.' 내가 직속 상급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본사 간부로 왔으면 존대적인 호칭
을 써야할 것 아닌가, Guy라는 표현은 분명 나에게 기분나쁜 호칭이다. 더구나 그 주재원 '친구'
가 처음 본 '녀석'인데 태도가 아주 시건방져 보였다. 아무리 미국 사회가 상하가 서로 구분없이
어울리는 싸가지 없는 나라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놈'은 태생이 한국놈 아닌가.
▲ 외교무대에서 호칭은 때론 자신의 무식함과 무례함을 드러낸다.
어제 남북정상 부부가 백두산 천지를 방문하는 도중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케이
블카 안에서 대화도중 김정은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 "(판문점 회담 후) 과로하셨기에 의사가 이
사람에게 운동을 자주 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 사람은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해요."
여기서 '이 사람'은 문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다. 순간 나는 '이런 몰상식한 여자가 어디 있나.' 라고
개탄했다. 김정은이 연장자도 아니고 손윗사람도 아닌데 아들뻘인 그 앞에서 대통령을 '이 사람'이
라고 부르다니.
그러면서도 생각해 봤다. '이런 때 과연 어떤 호칭을 써야 하나.'
예를 무시하는 서양에서나 예를 중시하는 우리 나리나라에서 호칭 문제는 자주 헷갈린다. 그러나
나이도 훨신 어리고 직급상 상급자도 아닌 사람 앞에서, 더구나 일국의 최고 지도자를 지칭하며
'이 사람'이라고 호칭을 말한 것은 아무리 봐도 무식한 행동이다. 언론 앞에 '한국은 남녀가 동등
한 국가야' 라고 선전하려는 의도에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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