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9일.
어제 밤 프로야구 넥센-기아 경기 중계를 보면서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첫째는 야구는 머리가 좋아야 한다는 것. 선수든 감독이든 머리가 나쁘면 야구를 할 생각을
말아야겠다.
둘째는 매너 있는 야구를 보면 마음 속에 기쁨이 솟는다는 것. 반대로, 매마른 인간성의 경기
는 이겨도 기쁠수가 없다는 것.
▲ 매너없는 야구-- 상대 수비수는 다쳐서 쓰러져 있는데, 홈으로 들어와 즐거운가.
특히 야구 경기를 보는 동안 선수들이 상대의 약점을 노리면서 상대가 쓰러지기만을 노리는
야박한 인간성이 엿보일 때 삶이 비참해진다.
이 날 경기에서도 이 씁쓸함을 경험해야 했다.
양팀 경기 연장 12회말, 공격은 홈팀인 넥센. 이 공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면 양팀은 무승
으로 경기를 끝내게 된다. 설사 무승으로 끝나더라도 이는 양 팀 어느쪽도 패로 되진 않는다.
인닝이 시작되고 넥센팀은 노아웃에 주자가 두 명이 루상에 나가 득점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
기에 이르렀다. 세 번째 타자가 타석에서 희생 번트를 대, 아웃 카운트 하나에 2루 주자는 3
루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수비팀인 기아의 포수가 번트된 공을 잡아 1루로 던지는 순간 넥센타자가 빠르게 1
루로 내달리면서 베이스앞에 있던 기아의 수비수와 거세게 충돌을 일으켰다. 희생번트의
성격상 타자가 그렇게 무자비하게 1루로 돌진할 이유는 없었지만 이 선수는 달랐다.
기아팀의 1루 수비 선수는 그자리에서 나동그라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고통으로 신음을 했다.
이 순간 심판도 넥센 선수도 경기를 중단 시키는 사람이 없었고 관중과 기아팀 벤치에서는 애
가 타서 발을 구르고 있었다.
그 대신 넥센팀의 2루주자는 3루에서 멈추다가 수비수의 나동그라진 모습을 보고 잽싸게 홈으
로 대시- 득점을 하고 승리의 만세를 불렀다. 나동그라졌던 기아팀의 수비수가 안간힘으로 공
을 주워 홈으로 던졌지만 이미 시간은 한참 늦었다.
넥센팀의 감독이 승리의 박수를 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클로즈업 됐다.
상대 선수가 땅바닥에 나동그라져 신음하는 것을 보고도 이겨서 기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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