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9일.
매스컴이론서에 나오는 신문 방송의 기능 중에 '역기능'이라는 것이 있다.
여러 (순)기능에 대비되는 역기능 말이다. 약으로 치면 여러 치유기능에 수반되는 부작용에 해당
한다고 할 수 있다.
어제 밤 MBC의 피디수첩이 방송한 '직장내 성추행'에 관한 프로는 이러한 매스컴의 역기능을 제
대로 보여주는 매우 우려스러운 프로그램이었다.
▲ 직장내 성추행에 고통을 겪는 여성들. 방송이 사례만 나열하면 유사 사건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방송 내용은 직장내 성추행에 속수무책인 젊은 여성에 관한 것인데, 이 방송의 목적은 아마도 이런
직장내 성추행이 여성의 사회 생활을 어렵게 하고 이에 더하여 피해 당사자와 그의 가족의 삶에 고
통을 주고 있으니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이 대부분의 시간을 해결책 제시에 할애 하고, 국내의 전문가들을 되도록 많이 등장시
켜 적절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해외의 경우 해결을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지 등을 방송했어야 한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내 성추행 사건을 아주 세세하게 재현하면서, 여기에 추행범의
여러 가지 여성유혹의 수법, 그리고 피해자를 적당히 요리하는 법 등 범죄의 기법을 아주 자상하게
보여줌으로서 이를 보면 직장내 상사라면 누구든 쉽게 여성을 성추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 방송은 현재 우리나라에 이런 성추행 사건이 직장내에서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바람에 너도나도 한번쯤 성추행을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암시도 주었다.
더구나, 방송에서는 성추행보다 성추행 신고 이후가 더 힘들다는 주인공들을 대거 등장시키고, 이
들이 누구에게 하소연을 할 데도 없고 법적 처벌을 하려고 해도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기 때
문에 차라리 포기하는게 낫다는 암시까지 주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매스컴의 역기능이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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