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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해순 대변인처럼 두둔해.

살며생각하며 2017. 11. 10. 17:43

2017년 11월 10일.


가수 고(故)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딸을 일부러 숨지게 했다는 김씨 친가족의 의혹 제기에 경찰이 오늘 무혐의

결론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마치 서씨의 대변인같이 그녀를 두둔했다. 참 기이한 장면이다.

경찰은 수사결과를 종합했을 때 서씨가 고의로 딸 서연 양을 방치해 숨지게 만든 증거가 없었을 뿐 아니라 '서씨가

최선을 다해 딸을 돌봤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연양이 사망한 2007년 12월 23일 당일 상황과 그 전 5일간

서연양이 감기 증상을 보인 기간 서씨가 딸을 어떻게 돌봤는지도 살펴봤다고 말하고 서씨가 '따뜻한 물도 먹이고'

'서연 양이 갑자기 쓰러진 오전 5시 14분께 119에 신고하고 인공호흡도 시켰으며' '서연 양이 아프기 시작한 12월

18일부터 사망 당일까지 카드 사용 명세가 전혀 없을 정도로 간호에 몰두했던 것으로 보이니' 무죄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경찰은 서연양의 일기장까지 들먹이며 '일기장에 엄마랑 재미있게 눈싸움을 했다고 적혔고, 다정한

문자메시지도 주고받았'으니 모녀 사이는 돈독했다고 칭찬했다.

경찰은"서씨는 집에서 서연 양 학교까지 약 20㎞에 달함에도 매일 통학을 시켰다"면서 "서연 양이 앓은 희소병 '가

부키증후군' 치료를 위해 국내는 물론 미국·독일의 유명 병원을 찾아다니기도 했다"고 전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범죄수사 경찰의 말인지 피의자의 대변인의 말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다. 경찰의 말대로라면 서씨가 그토록 정성을

들여 보살폈으면 서연양이 왜 갑자기 사망했다는 것인가. 그리고 서씨가 정말 국내외의 유명 병원을 찾아다닌게 

맞는지 확인을 해봤나. (서씨의 주장만 옮기지 말고 사실 여부를 확인했어야 하는게 수사관의 임무아닌가.)

그보다는 서씨가 서연양을 미국의 친지에게 맡겨놓고 돌보지 않아서 그 친지가 서씨에게 항의하고 불평한 사실은

수사기록에 들어있지 않나. 서씨 말만 앵무새처럼 따라하려니 그런 내용은 아예 적지도 않은 것 아닌가.   




▲ 마치 서해순의 대변인인 것 처럼-- 범죄수사 경찰이 맞나?




또 경찰은 당시 서연 양의 권리를 사망 이후 자동으로 서씨가 유일한 상속인으로서 승계했는데, 민사소송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라 서씨가 서연 양 사망 사실을 법원과 소송 상대방 측에 알릴 의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서씨는 남편에 이어 딸까지 사망한 데 대해 자신에게 사회적 비난이 쏟아질 것이 두려워 사망을 알리지 않았

다고 진술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서씨에게서 '의무가 없음을 알고' 알리지 않았는지 물어봤나. 서씨는 기자들에게 말하기를 경

황이 없어서 말을 못했다고 했는데, 다분히 의도적인 냄세가 풍겼었다. 그리고 서씨는 JTBC에 나와 손석희씨

와 대담을 할 때 "어차피 서연이가 죽으면 저작권, 저작인접권 등 모든 권리가 다 나에게 오게 돼 있는데 왜 굳

이 서연이의 죽음을 의도적으로 감췄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는 서씨가 소송 당시 자기보다 30살이나 어린 딸

이 (자기보다 먼저) 곧 죽게 돼있다는 점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말인데, 이런 점은 경찰이 왜 놓친 것인가.


요즘에는 범죄수사 경찰이 너무 친절해져서 범죄피의자의 대변인 노릇까지도 하는 것인지 의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