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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의 품격

살며생각하며 2015. 8. 23. 00:21

2015년 8월 22일.

오늘 오후 프로야구 기아-한화의 광주 경기 도중 외야가 아주 시끄러워졌다.

한화의 중견수인 이용규 선수가 외야 관중석에 있는 관중과 험한 욕설을 주고 받으며 말싸움을

벌였기때문이다.

 

 

 

▲ 관중과 싸움중인 이용규---프로야구 선수의 품격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원인은 직전에 있었던 이 선수의 무리한 경기 태도 때문이다.

한화가 1대 0으로 앞서고 있던 6회말 기아타자인 브랫 필선수가 타석에서 친 공이 한화 중견수

인 이 선수 앞으로 날아왔고, 이 선수는 그 공을 거의 노바운드로 잡았다.  중계 방송이 슬로비

디오로 보여준 장면은 이 선수가 이 공을 노바운드로 잡은 것이 아니고 공이 땅에 떨어지는 순

간 자신의 글러브로 공을 줏어 올린 것이었다.  그러나 이 선수는 이 공이 노바운드로 잡힌 것

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글러브를 하늘 높이 치켜들고 심판에게 항의를 심하게 했다.

 

이런 막무가내식 태도는 분명 홈팀 관중인 광주 팬들에게 야유를 불러올 만 했다.

그래서 어떤 관중이 그에게 욕설을 한 듯 했다.  그 즉시 이 선수도 응수를 하면서 그 관중 쪽

으로 다가가며 욕설을 퍼부어댔다.  주변에서 팀 동료들이 달려와서 이 선수를 말리는데도 분

을 삭이지 못한 듯 항의를 해대고 있었다.

결국 이를 보다 못한 외국인인 자기팀 투수가 제발 진정좀 하라고 여러 차례 제스쳐를 보내고

나서야 겨우 소란을 멈췄다.  그는 외국에서 온 선수 앞에서 참으로 망신스런 추태를 보인 셈

이다. 

 

 

 

 

▲ 타구는 원바운드로---이용규는 노바운드라고 주장하다 관중의 비난을 샀다.

 

 

사실 이 선수는 광주가 그의 홈이나 다름 없다.  그가 한창 잘 나가던 기간인 2004년부터 10

동안 기아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기때문이다.  광주 팬들이 그를 아껴줬고 기아팀이 그를

키워준 고향팀이다.

그는 기아팀 선수로 있는 동안 인기도 많았고 그를 아끼는 팬들도 많았다.  그는 타석에서 항

상 끈질긴 승부로 상대 팀 투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선수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2012년에 결혼을 한 직후부터 성적이 급속도로 떨어져 점점 존재 가치를 상실해

갔고, 급기야는 팀을 떠나야 하는 운명을 맞았다.

 

 

 

 이용규의 타격폼---투수의 투구 방향에 혼란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선수는 타격 폼이 매우 특이하다.

왼손 타자인 이 선수는 타석에서 타격 직전 자신의 오른 다리를 홈플레이트 위로 쭉 뻗어서 경

험이 많지 않은 투수의 경우 공을 던지는데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 자세때문에 2주 전에는

신참 투수의 공에 다리를 맞아 2주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선수가 어느 팀이든 현재 자신이 속한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당하지 못한 장면에서 지나친 액션을 취한다든지, 자신을 키워준 팀에게 배은망덕한 태도로

관중과 싸움을 벌인다면 이는 프로 선수답지 않은 저질 품격을 드러내는 일일 것이다.

 

이 선수가 관중과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경기장에서 관증에게 아주 겸손한 태도

를 보인 선수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 선수도 중견수였는데, 원정 경기에서 외야 관중석에 있

던 관중 한 사람이 그에게 심한 야유를 보냈다.  그러자 그 선수는 그 야유를 하는 관중을 향해서

똑바른 자세로 돌아서더니 모자를 벗어서 가슴에 대고는 허리를 굽혀가며 정중하게 인사를 보내

는 거였다.  그는 아마도 자신에게 야유를 보내는 그 사람도 언젠가는 자신의 팬이 되어줄 사람으

로 여겼을 것이다. (당시 그 선수는 MBC청룡 소속)

그 선수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는 지금 어디서든 무슨 일을 하든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인상

을 주는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을 것에 틀림이 없다.